몇년 전 mmmg에 비치된 샛노란 플라스틱 박스를 보고 그 아름다움에 감동을 받아 문의를 해 이런 제품을 잔뜩 만드는 회사,'내쇼날 푸라스틱'을 알게 되었다.
일단 회사 로고부터 살펴보자.
남다르다. 내셔널, 내쇼널, 네쇼널, 네쇼날이 아닌 내쇼날. 이것은 한국의 그 무엇!
제품을 살펴보자.
(*참고로 내쇼날 공구상자류, 내쇼날 뚜껑상자류, 내쇼날 점보박스류, 내쇼날 농산물상자류, 내쇼날 자동창고용 상자류, 내쇼날S N 상자류, 내쇼날 절첩식상자류, 내쇼날 부품상자류, 내쇼날 병유리상자류, ....식의 제품명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범용플라스틱 산업을 선도해 온 내쇼날푸라스틱(주)은 1965년 5월 29일 부산에서 첫 출발의 거보를 힘차게 내딛었습니다.
그 당시 국내에서는 최초로 개발된 플라스틱바가지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가정에서 사용하던 조롱박바가지를 플라스틱 바가지로 대체하였고, 그 이후로는 플라스틱 밀폐용기, 도마, 보온명, 보온도시락, 아이스박스, 휴지통, 서랍장 등 가정에서 사용하는 일상제품을 생산 판매함으로써 국민위생 수준을 한 단계 높였고, 주방기구 활용에 편리함을 제공하는 등 국민생활 수준향상에 일조를 하였습니다.-홈페이지의 소개글 中-
그 당시 국내에서는 최초로 개발된 플라스틱바가지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가정에서 사용하던 조롱박바가지를 플라스틱 바가지로 대체하였고, 그 이후로는 플라스틱 밀폐용기, 도마, 보온명, 보온도시락, 아이스박스, 휴지통, 서랍장 등 가정에서 사용하는 일상제품을 생산 판매함으로써 국민위생 수준을 한 단계 높였고, 주방기구 활용에 편리함을 제공하는 등 국민생활 수준향상에 일조를 하였습니다.-홈페이지의 소개글 中-
사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플라스틱박스를 예찬하는 스스로가 좀 민망스럽다. 가구도 아니고 옷도 아니고 악세서리도 아니고 플라스틱박스라니.. 내게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숨겨진 보물같은 제품들은 사실 이렇게 '디자인'이라는 탈을 쓰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 좀 재밌다. 울퉁불퉁한 곡선과 필렛, 로코코풍의 꽃무늬, 부담스러운 펄페인트와 금도장과 거리가 멀다. 사실 이것들이 멋을 부리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대부분이 일상생활과는 관련없는 산업현장이나 관공서에서 쓰여지며, 누군가에게 선보이기위해 배치되거나 하는 사물이 아니기 때문에 '시각적 감동'이라는 목적이 없었을 것이다. 철저하게 실용적이지만 불필요한 기능을 구겨넣는 마케팅 목적이 다분한 스펙용, 가제트적 실용성이 아니다.
강렬한 색들에서 플라스틱특유의 질감이 느껴지고 산업제품 특유의 무심함이 드러난다. 단순한 형태와 통풍, 거치, 연결, 운반등의 목적으로 다듬어진 복잡하고도 군더더기 없는 세부는 아름답다. 이 제품들이 사용되는 곳은 녹색바닥의 공장이거나 중소기업의 사무실이거나 채소가게, 창고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장이나, 중소기업이나, 채소가게나 창고에 멋을 부리려고 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합목적성이다. 형태는 기능, 상황과 핑퐁하듯 줘가며, 받아가며 단단하게 다듬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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